◎ No, 136 ◎ 이름: 한상길 ◎ 2001.9.28(금) 12:46, 150.150.88.234 ◎ 조회: 68

아버지!!!               아버지 고향길 신작로에 코스모스 꽃 흐드러지게 필 무렵 생각난 듯 마음으로 되짚어 가는 고향길 언덕에는 참 오래된 은행나무처럼 서 계시는 분이 있습니다. 자식들 조를 때마다 당신의 뼈 하나를 꺼내주신 탓에 잔뜩 굽어진 허리를 낡은 지팡이에 의지하신 채 객지에 나가 사는 핏줄의 소식이 이제나 저 제나 오려나 먼 데를 바라보며 흐려진 시력을 맞추시는 촌로(村老) 그 분의 이름은 바로 우리들의 아버지이십니다. 어쩌면 산다는 일은 제 욕심 채우는 일일진대 기쁠 때는 어색한 웃음 한 번 웃으시고 자식들에게 섭섭한 일 있을 때는 흠흠 헛기침 몇 번으로 야속한 마음을 달래시던 아버지 이제는 그 깊은 주름 속으로 흐르는 숱한 사연들을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기도 한 나이 하지만 연로하신 아버지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는 달리 변변한 마음 한 번 전하지 못하고 현실만 탓하는 오늘도 고향 어느 언덕 쯤에서 꺼칠한 턱을 쓸며 태우시던 꽁초에 허전한 불을 붙이실 아버지 우리들의 아버지는 언제나 그 자리에 서 계십니다.    추석에 오가는 길    조심하시고    고향에 잘 다녀오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