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 Re..희망을 노래합시다. (free)

◎ No, 251
◎ 이름: 이강렬
◎ 2001.12.31(월) 07:58, 203.251.190.253
◎ 조회: 49

Re..희망을 노래합시다.

한해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특히 사이버 총무 및 정을석 총무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친구들에게 제가 1월1일자 데스크 칼럼에 썼던 글을 보내드립니다. -이강렬-

희망을 노래하자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꿈을 갖고 사는 것이다. 사람은 며칠을 굶어도 살 수 있지만 내일의 희망이 없으면 단 하루를 살지 못한다. 사람에게 있어 빵은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이지만 꿈은 살아갈 존재이유 그 자체다.
철학자 니이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사는 사람은 그 어떤 경우에도 참고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제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유태인 수용소에 갖혔던 많은 사람들 가운데 헤어진 아내와 만나야 한다는 절실한 소망과 희망을 가졌던 ‘죽음과 사랑’(인간의미의 탐구) 작가 빅터 프랭클은 죽어간 수백명의 동료 유태인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은 한해가 시작되는 새해 첫날 산에 올라 일출을 바라보며 한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기도한다.
꿈은 그 꿈을 꾸는 이의 것이고 희망은 이를 갈망하는 이에게만 다가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한해 어떤 상황과 환경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기로 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듯이 일년 365일 동안에 좋은 날만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어둔 밤 등대를 보고 항로를 잡는 배처럼 희망을 등대삼아 험한 세파를 헤쳐가고 싶다.
희망은 하얀 캔버스다. 붓을 들면 그곳에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 희망이란 이름의 하얀 캔버스에 일년동안 평화, 사랑, 믿음, 나눔, 감사, 축복 등을 가득 채우고 싶다. 구태여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져간 어둡고 칙칙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지난해 지구촌에는 테러, 전쟁, 비리, 절망, 실업, 굶주림,자살, 차별, 이혼 등 칙칙한 절망의 음울한 회색빛깔들이 난무했다.
그래서 새해 첫날 이렇게 희망을 노래해 본다.
올해는 IMF이후 실직의 고통 속에 살았던 실업자들이 안정된 직장을 되찾아 웃음이 넘치는 가정을 다시 꾸미고 영문도 모른 채 엄마품을 떠나 보육원에 맡겨졌던 죄 없는 어린 것들이 가족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가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오랜 병고로 심신이 지쳐 삶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생의 벼랑 끝에 서있는 환자들에게는 병상에서 털고 일어나 가족과 함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희망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1달러면 다섯 덩어리 빵으로 난민 5명이 하루의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의 난민들과 4천원이면 한달의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북녘의 어린이들이 마음껏 주린 배를 채우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가난이나 혹은 부모의 이혼으로 도시락을 못싸가 다른 친구들이 점심을 먹는 동안 수돗가에서 물로 배를 채우고 운동장을 방황하는 우리의 어린이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신문에 강도 절도 살인 강간 횡령 원조교제 이혼 교통사고 자살 마약 등 어둡고 칙칙한 뉴스들이 사라지고 자기보다 못한 이들과 가진 것을 나누며 사랑을 베푸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차고 넘치면 좋겠다.
장애인이나 이 땅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 여성, 노인들이 더 이상 장애나 피부 빛깔, 성별, 나이를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하늘이 내려준 그들의 권리를 마음껏 누릴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어린이가 단 한명도 없었으면 좋겠다.
대지와 하늘 그리고 물들이 인간의 탐욕으로 더 이상 오염되거나 파괴되지 않고 떠났던 야생동물들이 우리 곁으로 돌아옴으로써 이 땅의 우리와 우리후손들이 자연과 더불어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 5월31일부터 열리는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세계의 한국으로 도약해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을 일거에 해결했으면 좋겠다. 또한 6월 지방 선거 그리고 12월 16대 대통령선거에서 우리 모두가 진정 마음으로부터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들이 뽑혔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해 12월 이땅의 모든 사람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해를 마감하고 다가 오는 그다음해에도 희망의 노래를 계속 부르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