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야

친구야,

겉으로 보이는 게 내 참모습은 아니야.

겉 모습은 다만 걸친 옷에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의심하거나 업신여기지 못하도록 조심스레 입은 것이지.

그래, 내 말은 네 생각을 소리 내어 표현한 것일 뿐이고,

내 행동은 바로 네가 바라는 바를 실행에 옮긴 것뿐이니까.

네가 “서풍이 부는 구나.” 하고 얘기하면,

나도 “맞아, 서풍이야.” 라고 말하지

친구야,

네가 천국으로 올라갈 때, 나는 지옥으로 내려가지는 않을런지

그런 때에도 넌 건널 수 없는 골짜기 저편에서 나를 부르겠지

“나의 친구, 나의 동지여!”

그러면 나도 “나의 친구여, 나의 동지여!”  하고 대답하지

그것은 나의 지옥을 네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란다.

친구야,

너는 착하고 조심스럽고 지혜로워. 아니, 완벽해.

그래서 나 역시 조심스럽게 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단다.

그렇지만 나는 미친 사람이야.  광기를 숨길 뿐이지.

친구야, 너는 어쩌면 내 친구가 아니야,

하지만 그걸 어떻게 네게 이해 시키지?

너와 나는 갈 길이 서로 다른데, 우린 이렇게 함께 걷고 있구나.

손에 손을 잡고서

손에 손을 잡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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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보고 싶다.

졸업30주년 기념행사에 꼭 나와라!

바쁜일 잠시 접어두고

모양도 내지 말고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와라

이제는 얼굴도 가물가물한

이상호, 김두년, 황찬국, 이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