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나와 골프 (free)

◎ No, 104
◎ 이름: 김종건
◎ 2001.8.1(수) 19:07, 210.90.188.40
◎ 조회: 87

나와 골프

나와 골프

내가 골프를 처음으로 치기로 작정하고 연습장에 나간 것은 93년 2월 중순이었다.
그 전에도 골프를 배울 기회며 칠 수 있는 기회는 86년 부터 있었지만 "한번 필드에 나가면 쌀 한 가마니가 날아가는데 어떻게 골프를 치겠느냐"는 wife의 조언으로 인해 멈칫거리는 사이 7년이 흐른, 93년 겨울날 옛 동양백화점 지하상가를 내려갔다 지상으로 올라온 순간 가슴이 꽉 막히고 숨이 가빠졌슴을 느끼고, 이러다간 운동 부족으로 제명에 못 살겠다는 불안감에 여러 종류의 운동이 있었지만, 그 동안 변변히 내세울 특기운동이 없는지라 앞으로 멋지게 할 생각으로 골프를 시작하기로 했다.

막상 시작을 하려하니 다른 운동과 달리 준비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이때 시작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욱 힘들 것 같아 손이 꽁꽁얼어 붙는 날씨속에서도 찬바람 맞아가며 10주간의 기초훈련 연습장 생활을 맞추고, 드디어 5월 5일 어린이날 첫 rounding을 과학연구단지 퍼블릭에서 하게 되었다.
나는 그날의 감격과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양탄자 같은 푸른잔디로 깔려있는 끝이 보이지 않는 필드와 형형색색 각종 꽃들과 간간히 보이는 푸르른 호수, 간간히 들리는 들꿩 소리, 뻐꾸기소리, 그위에 펼쳐진 봄날의 푸른 하늘과 종달새들의 비상은 진정 이런 곳이 천국이구나 하는 착각을 갖게 했다.

이슬을 머금은 잔디위에서 흰공을 날리다 보면 내 삶의 시름과 고달픔도 한거번에 날리는 것 같이 통쾌했다. 그후 나는 별로 무슨, 무슨, 광 (狂)소리를 싫어했는데 골프광 소리를 듣더라도 광이 되고 싶었다.

연구단지 골프장은 주말에는 연구원들에게 배정하고, 평일에는 새벽에 도착순서부터 티업을 시작하는데 경쟁이 치열 하였다. 나는 근 2년동안 일주일에 2번 정도 새벽 골프를 치기위해 새벽에 일어났다. 처음에는 4시반이면 1-2번 순위을 받았는데, 계절이 지나면서. 3시반 , 2시반, 1시반, 아예 차를 전날 저녁에 갖다 놓고 차안에서 자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날 인가는 골프를 칠 것 같지안은 아주머니가 새벽부터나와 있어, 알아보니 심부름 센타 아주머니가 돈을 받고 밤새 기다린 것이 었다.

골프는 어떤 매력을 지나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 마력은 첫째 골프는 자연 친화적인 운동이다, 그 어디를 둘러봐도 자연에 둘러쌓여 있고 변화무쌍한 기후에도 친화력을 가지고 rounding을 한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태양빛이 작열 하는 정오에도 환경을 마다안고 골프는 친다

둘째는 도전적인(venture) 운동이다. 일정한 규칙이 없다, 공식이 없다. 항상 새로운 상황에 대처 해야한다. 돈벌기가 힘든 것처럼 내 마음대로 결과를 내주지 못한다.
도전적이라는 것은, 목표물을 향해 갈 때 앞에 호수나. 도랑, 벙커,나무같은 장애물이 나타날 을 때 장애물을 인식하지 말고 직선적으로 홀을 향해 임팩트 하는 것이 golfer의 자세다. 우리가 프로 골퍼중에 그랙노먼을 좋아하는 것은 파 5홀에서 second shot에 그린에올리려는 능력과 자세에 있다. 그것은 아마츄어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지략이 요구되는 운동이다. 힘만 좋다고, 요령만 있다고, 좋은 결과가 나온는 것은 아니다. 강과온을 적절하게 교합 한 결정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넷째는 골프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운동이다. 처음 티 샷에서부터 마지막 퍼팅을 마칠 때까지 상대방의 행위를 존중해가면서 행동해야한다 .보통 대부분의 구기운동이 상대방과의 상대적인 관계로 진행되지만 골프는 절대적으로 자신과의 갈등속에서 행동해야 하는 운동이다.

골프의 여러 가지 매력으로 인해 사람들은 말한다 .
인간이 만든 놀이중에 서서하는 것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골프고, 앉아서 하는 것은 마작이고 ,누워서 하는 것은 sex 라고 했는데, 노인 친구들 사이의 대화중, "그 친구가 이제는 나이들어 여자를 봐도 흥미가 없대" 라고 말하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 넘어가지만, 달리 "요즈음 그 친구가 골프에 흥미를 잃었대" 하면 , 음 그 친구 갈 날이 멀지 않았구먼 하고 애석해 한다니 늙어서도 마지막 까지 흥미를 끌게하는 것은 역시 골프에 마력이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게 한다.

"골프 三樂"이라고 한는 것이 있는데 제 일락은, 높은 꼭대기에서 첫 티샷을 나이스 샷((나이스(nice) 샷 과 굳(good) 샷의 차이점은 나이스 샷은 평소에 잘 치던 사람이 잘 쳣 을 때 격려 해주는 것이고, 굳샷 은 평소에 잘 못 치던 사람이 잘 쳣을 때 격려 해주는 차이점이 있슴))을 하고 까마득이 보이는 골을 향해 푸른 잔디을 밝고 내려 갈때의 기분이고

제 이락은, 그린 위에서 4-5m 거리의 퍼팅이 홀 속을 빨려들 듯 들어가 "땡그랑" 소리를 들을때의 순간이요

제 삼락은 경기를 마치고 목욕하고 식탁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키어 갈증을 해소할때가 삼락이라 했으니, 삼락을 통해 시각, 청각 미각을 만족케 하니 그 어찌 장수하는데 지장이 있으리요.

골프광 이면서 장수하지 못하는 사람은 분명 무언가 잘못이 있으리라. 19홀을 넣었다 든지하는 룰을 벗어나는 행동을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겠다.

골프는 아직도 나 같은 일반 서민에게는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는 운동이다.
비교해선 안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값비싼 외제채를 가지고 다니지만, 나는 90만원 짜리 국산채 로친다 국민경제도 어려운데 무역수지 적자의 주범으로 값비싼 골프채 수입이 상단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골프장에 가면 자가용차가 굉장히 좋은데 나는 엘란트라을 타고 다녔다. 좋은 차를 타고 골프를 친다해서 내 신분이 갑자기 바꿔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점수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주위에서 솔솔하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여건 들을 간과하고 지나치는 수도 많다. 골프는 무언가 감춰진 것을 찿는 자에게 무한히 보여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골프를 통해 나는 무엇인가를 끝없이 배우고 싶다.

나는 골프가 좋다 , 지금 새벽 2시, 따르릉 전화가 왔다.
"어이" 지금 밖에 비가 오고있는 데 어떻게 하지?.
그래도 좀 기다려 봐, 잠시후면 비가 그칠지도 몰라.
그리고 거기는 여기처럼 비가 안 올 지도 모르잖아.
그래 우선 우산하고 비옷 준비해서 약속한 장소로 나와 가서 치다 보면 비가 그칠 수 도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포기 할 수 없는 골프 약속 속에 나는 내 삶의 절망 속에서도 늘 희망을 안고 사는 원동력 체득 하는 지도 모르겠다.

2001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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