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생 여러분께

 그동안 댁내 무고하시고, 안녕들 하신지요. 어느덧 여름입니다. 세월의 무상함을 탓하기에 앞서 오히려 허리띠 졸라매는 일에 급급해하다보니 영일없이 바쁜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각설하고, 모교졸업 30주년 기념행사(10월 11일, 모교)준비와 관련, 보고말씀 드립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공지해드린 것처럼 지난 5월 모교 발전기금 및 장학금을 전달한데 이어 지난 6월 26일엔 이정훈동문의 헌신적인 협조에 힘입어 기념조형물 제작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 모교측과의 최종 합의를 마칠수가 있었습니다.
 이와함께 현재 추진중인 사업계획으로는 ▷모교재학생과의 대화(9월중) ▷기금마련 이벤트 개최(9월중) ▷'먼저 간'동문 유가족돕기 성금 전달(10월중) 그리고 ▷동문수첩 및 기념문집 제작등을 기획중이며 이밖에도 서울동문들과 협의해 이번 행사만큼은 알속있는 이벤트로 기억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할 것임을 다시한번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성원이 뒤따라야함은 물론입니다. 우리끼리 지혜를 모으고 십시일반, 성금이 모아져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지난 3월 1차 서신을 띄운이후 많은 동문들로부터 받은 격려못지 않게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동문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동문명단에서 지워달라는 애걸조(?)의 항변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힘든때 굳이 모양새를 갖춰 행사할 필요가 있느냐", "모교가 내게 해준게 뭐있냐" 등등, 물론 이해는 됩니다.
 허나 곰곰히 생각해봅시다. 인생이란게 무엇입니까. 더불어 사는것입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서 돌아보는 우리네 인생살이는 참으로 힘든 역경의 나날들이었습니다. 누구도 예외없이 말입니다. 그럼에도 면면히 이어져온 동문사랑, 그리고 선·후배사랑의 대물림 정신은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해준 동앗줄아니었겠는지요.
 그렇습니다. 무릇 동문사회는 시공(時空)을 넘어 영원한 것입니다. 꿈많던 학창시절, 어깨동무한채 모교교정을 누비며 파랑새꿈을 쫓아 쌓아올린 추억의 편린들은 어느것하나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번 행사또한 모교에 대한 순수한 애정의 발로임을 상기하며, 이에 대한 평가는 훗날 우리동문, 후손들에게 맡겨둡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무관심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번 행사를 어떻게 치뤄내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52회 동문들의 몫입니다. 지금은 "한담이나 할 때가 아니고 서둘러 밭을 갈때"라고 소설 깡디트에서 설파한 볼테르의 외침이 새삼 피부에 와닿는 요즘, 동문여러분들의 배전의 협조를 앙망하는 바입니다. 부디 건투하십시오.
2003년 7월
동기회장 전종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