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석길 부부 “심봤다”
어제 (6일) 오후 강석길 부부와 우리 부부가 양평 TPC에서 처음으로 운동을 함께 했다.
이번 모임은 강석길이 지 색시 머리 얹어준다고 자리를 만들어 보자 하여 이루어졌고, 아주 오래전부터 주변 사람들 머리 올려주는 일에 익숙한 나는 한번 더 봉사하는 마음으로 (실제 게임은 재미없는 것 다 알잖여~) 동참을 결정한 자리였다.
야구 선수였던 강석길의 실력은 어쩌다 친다는 그의 말을 100% 믿어주는 전제 조건으로 꽤 잘 친다고 인정해야 하지만(80대 중반) 이 날은 동계훈련을 열심히 한 결과인지 지난해보다 진일보한 멋진 샷을 선 보였고, 석길이 색시는 지난 7달 동안 연습장에 개근할 정도로 꾸준히는 하였지만 열심히는 못했다는 다소 앞뒤가 안 맞는 논리를 폈지만 자그마한 키에 아주 야물딱스럽게 공을 쳐보여 범상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아무튼 3번째 홀까지 색시 볼 봐주어가며 온갖 친절과 서비스를 다 해 바치는 석길이의 색시 사랑에 내 색시는 나는 저렇게 안 해주었다고 부러워했고 그럭저럭 화기애애하게 끝마친 후 4번째 홀 파3에 도전하게 되었다.
어너인 내가 2M 내외 버디 찬스를 만들어 의기 양양 하는 동안 셋업 자세를 취한 석길이가 친 볼이 옆 벙커를 넘길 듯 말 듯 날아가 “넘어야돼, 넘어야되...”를 외치는 순간 공은 홀 컵 좌측 조금 지나 떨어졌고 내리막을 타더니 핀 근처로 굴러와 “아싸, 쌍버디다”라고 환호하는 순간 덩그렁 소리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야 홀인원이다” 함성과 함께 펄쩍펄쩍 뛰고 우리 넷은 간신히 마음을 안정시키고 래디티로 옮겨 플레이를 재개했다.
나의 색시가 가뿐히 온 그린에 성공했고 이어서 석길이 색시도 핀 뒤로 어렵사리 공을 그린 위에 올려놓은 후 타이거 우즈보고 넣어 보라해도 도저히 5% 미만의 성공률을 보일 것 같은 15M 꺾인 내리막에서 친 볼이 홀 인되어 생애 첫 라운딩에서 버디를 잡아내는 장면을 연출했으니 이 두 사람 “심봤다”라고 외칠만하지 않을까?
한번 하면 3년 재수 좋고 구경만 해도 1년은 재수 좋다는 홀인원을 친 우리의 친구 석길이의 앞날에 행운과 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첫 라운드에 버디를 하며 늦깎이 골퍼로 데뷔한 석길이 처의 화려한 시작에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 볼 치는 우리 동기 모두들에게 이런 행운이 같이 하기를 기원해봅니다.
(추신)
1. 10여년 전 머리를 얹으러간 성기철이가 설악프라자 1번홀에서 버디를 하여 나를 까무러치게 놀라게 한 적이 있음.
2. 지난 1년간 3-4개월 간격으로 나의 동반자들이 홀인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꼭 홀인원하고 싶은 동기는 나를 초청하여 같이 라운딩하면 확률 무지하게 높아질테니 참조 바람.
3. 언제라도 부부가 함께 “주말”에 운동하기는 원하는 분 연락주시면 부킹은 책임지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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