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 산 1-1 번지,관우네 농장
옥화 9경과 자연휴양림으로 아는 사람만 알다가 요즘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곳.
거기에 자리 잡은 희서네 농장.
옥화대에서 물놀이도 하며 1박2일 놀러가기로 했다.7월23일.
분당팀은 완희,덕록,광세,인규
명학팀은 두영,을석,건정,나.
8명이면 돼.Eight is enough! 그리고 희서는 진지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9명!
출발은 잠자리 복불복 카레이스로 시작했다.
분당파,명학파 중 미원면에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희서한테 싸인을 받으면.......
그 팀은 희서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아도 되는 특혜를 받아 편안한 잠자리를 확보하는 것.
랜드로바를 몰고 다니는 카 레이서 완희하고는 겨룰 수도 없고,게다가 인간 네비게이션 오네비(광세)가
동승했으니 결과야 뻔할 뻔자지.
무엇보다 희서 숨쉬기 운동 숨소리가 아무리 驚天雷動한들 나는 술 먹고 醉夢하면 숲속의 아침인거지.
암튼 미원면 200미터 앞두고 중앙선을 추월하여 앞서서 튀어나가는 랜드로바,레이서 최의 승리.
약간의 부식거리와 바베큐용 고기를 사서 농장에 도착하여 점심 준비를 하였다.
재어간 제육 볶음에 갓 지어낸 맛난 밥과 무공해 쌈거리로 허기를 달랬다.
희서는 무공해,무비료 웰빙 채소라지만 난 그렇게 1미터 이상 웃자란 상추는 첨 봤다.
무손길이었다는거지.전혀 사람 손이 안가서 무럭무럭 위로만 자란 상추, 부추,고추,양배추,가지...
추,추,추,지,지,지,지.......
옥화보러 가자.
배불리 점심먹고 옥화를 만나러 갔다.
챙겨가는 물품을 보니 자연스레 두 패거리로 나뉘는구나.
어항등 어구를 세심하게 챙기는 어부파와 술과 안주를 주섬주섬 챙기는 주태백파.
옥화의 흐르는 물에 두 발을 담그니 시원함이 종아리를 거쳐 대퇴부를 강하게 후려치면서 등골을 타고 올라온다.
"어이 션해,아구 션해라,으이구 죽겠다...."
두 다리만 담그어도 션한 맛이 얼마나 쎈지 가운뎃 다리만큼은 옥화물에 못 집어 넣었다.
옥화의 순결을 지켜주는 아주 적절한 관계.
다시 농장 앞마당으로 돌아와 커다란 돌 위에 앉아 두영이가 밥을 챙기는 동안 잔잔한 술판을 벌렸다.
생긴거와 달리 정말 친구들한테 자상하고 정성껏 밥을 챙겨주는 엄마손 두영이.
앗,청주에 사는 이병현이 찾아왔다.
반갑다,친구야.
바베큐 불을 지피자,불 장난하자.
고기를 굽자,지글지글 숯향기로 굽자
마시자 건배하자,
병현이를 위하여,우리 모두 건강과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술 마시고 바베큐 먹고,건배를 해도........
밥은 먹어야쥐,밥심으로 사는겨.
바베큐 철판에 즉석 김치 볶음밥을 준비하는 마당쇠 셰프 두영이.
잘 먹겠읍니다.
날이 어둑어둑 해지자 불장난의 종결자,건정이가 똥 마려운 개처럼 여기 저기 안절부절 쏘댕기면서
나뭇가지와 불 쏘시개를 찾아온다.
캠프화이어.
주인장 희서가 한 마디한다.
"너 작년에도 불감인 나뭇가지 채워 논다고 하고 그냥 뺑소니쳤고,오늘 것까지 나무 안해오면 앞으로
절대 불장난 못해..그리고 뒷처리 깔끔하게 치워놔야혀"
그러자 "알았슈,알았슈" 대답은 잘한다
원래 사랑의 불장난이든 모닥불 불장난이든 대책없이 저질러 놓고 보는거지,무슨 뒷감당,무슨 뒷처리!!!
이 나이에 불 지필 수 있다는 것이 감지덕지지,이 나이에 뒷처리하랴?
내가 보관하고 있는 필름은 여기까지.
밤참으로 라면을 끓여 먹었는지.희서하고 같이 잤는지,방에 가서 또 한잔 했는지......난 몰라.
그랬다고 하면 그랬겠지.민폐는 안끼쳤겠지
날이 밝았다.
비록 하늘은 낮게 비구름이 깔려있지만 참 상쾌한 공기가 가슴이 뻥 뚫린다.
옥화공기...그 공기를 두 손 벌려 가슴에 한껏 품어본다.
희서가 차를 몰고 나가려 한다.
어제 술이 다 떨어져서 아침 해장술 찾을 것 같아 술 사러 간다고.
참 대단한 희서.술은 잘 하지 않아도 술 먹는 친구를 잘 챙겨준다.
밥만 잘 먹는 줄 알았는데,참이슬 같이 깨끗한 심성을 지닌 희서,최고여
참이슬 빨간 뚜껑하고 옥화 막걸리여....
해장해야지,눈 비비고 나온 건정이랑 시작한다.
을석이가 나온다.세명이다.
비가 오기 시작한다.밀짚모자를 쓴다.
을석이가 들어가고 덕록이가 나온다.
덕록이가 들어간다.둘이다.
비가 퍼붓는다.비를 그대로 맞는다.밀짚 모자를 벗어 술잔과 안주 그릇에 씌운다.
술하고 안주는 소중한거여
두영이가 소리친다...비 오는데 쌩쑈하지말고 들어와서 아침 쳐먹으라고.
죽어도 못가....쳐 멕일라면 이리로 배달혀...
결국 카레라이스가 배달되었다...밥 안주가 최고여
"나타나엘이여,우리는 오는 비를 받아들이자" 앙드레 지드의 대지의 양식에 나오는 귀절을 읊조려본다.
그래 이게 인생여..."C'est La Vie....쎄라비"
두영이가 또 점심을 해 올린다.
특기인 김치볶음밥.김치는 항상 을석이가 가져온다.딴 김치로 하면 맛이 안 난다는 두영이.
컨테이너 벽에 쌓아논 결과물. 이게 다는 아녀
41병이란다.
희서 군대 동기인 관우네가 쌓아논 병들을 보고 우리 친구들한테 했다는 말.
"미쳤어,미친 놈들"
그려 미치도록 즐거웠다.
얘들아,,,난 미칠 준비 완료...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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