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정(2005-09-27 10:25:02, Hit : 4675, Vote : 2) 
 어느 하루 (5) - 광기 소나타 -

"성매매 단속반이 떴어요. 얼른 자리에 가 앉아요"
"성매매 단속?"

밀착된 몸을 떼기가 아쉬워 머뭇거렸다.
얇은 브라우스 너머 보드라운 속살이 설핏 땀이 뱄다.  

"망신 당하고 싶으세요? 빨리 앉으라니까요"

하고는 마담이 친구가 잡은 마이크를 뺏은 다음
음악을 꺼버렸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돼요?"
"글쎄요. 이 아가씨들이 직장 부하인 척 하는게 젤 낫겠네요"
"테레비 카메라맨도 왔어요?"
"뭔가 멘 사람도 있던데요"

이런 난감한 시츄에이션이라니.
가끔 테레비에서 보던 걸 내가 당하나?

있잖아. 카메라는 촤르르 돌아가는데 이경규가 마이크를 붙잡고선...

"이거 되겠습니까? 대낮에 띵까띵까 딸뻘인 아가씨들과
 놀아나며 직장 부하라고 사칭하고선 버젓이..."

하면서 입을 이기죽대는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잠바를 뒤집어 쓴채 한쪽 팔을 허우적대며 카메라 렌즈를
피하는 모습이 오버랩 됐다.

또 집에 가면 애들이...

"아빠, 테레비 나오셨대요"
"그게 난 줄 어찌 알았냐?"
"잠바 사이로 보니 한손으로 머리털 안 벗겨지게 움켜진
 모습이 똑같던데요"

해봐라. 난 쪽팔려 죽지. 또 죽어봐. 
동네 노인 어른들이 우리 애들보고...

"자네 춘부장은 어찌 돌아가셨나?"
"쪽팔려서 돌아가셨어요"

"뭐? 무슨 쪽을 팔다가?"
"아뇨. 쪽팔려서요"
"아하. 팔려서 가다 그랬다고. 그러게 조심하랬는데. 쯧쯧"

이럴 것이니 함부로 죽을 수도 없는게 아니겠냐고.
하여튼…

그런 불상사는 결코 일어나면 안되겠기에
얼른 자리로 날아가 앉았다.

'아까워. 조금만 더 있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데'  

할수 없지 뭐. 일단 급한 불은 끈 다음에.
하여튼 같은 직장 상사와 부하로 분하란 말이지. 해서.
아가씨 신상 파악을 좀 해야되겠기에...

"아가씨, 이름이 뭐야?"
"김선아요"
"아. 삼순이? 볼륨하고 어쩐지 좀 닮았네"

삼순이가 보조개가 있으면 이 아가씨와 비슷하겠군.

"나이는?"
"서른 셋"
"좋을 때구먼. 집주소는?"
"그건 왜 물어요? 그걸 물어보겠어요? 괜히 알고싶으니까"
"어 뭐 그렇던가?" 하고서는

아가씨는 이제부터 경리담당 대리야.
나는 말이야.... 회사가 어디고 이름, 직책이며...
사장 이름은 뭣이고...

오늘은 분기말 회계 정리하다 하도 골치 아퍼 잠깐
여기 온 것이야. 하면서 이것 저것 알려줬다.   

좀 있다가 제대로 외웠는지 다시 확인을 해봤다.

"사장 이름은?"
"이온명이"
"어허. 고새 또 까먹나?"
"아참, 이온명이 놈"
"그렇지. 자 그럼. 관계는?"
"하나, 둘… 세번요"
"아니 그거 말고"
"어머 내 정신 좀 봐. 경리 이사와 경리 대리"
"거 참 머리 좋네. 여자는 다 새대가리라더만"

저쪽 팀도 열심히 가르친다.
와중에 적어 주면서 외우라고 시키는 모양이었다.

"이제 대충 됐으니 우리 아까 했던 러브샷이나 한번 더 하자고"
"좋아요. 오빠"

어. 오빠라고라. 좀 어색하긴 했지만 젊은 처자가 오빠라고
부르는게 싫진 않았다. 아저씨보다야 훨씬 낫지.
오빠란 말에 혹해서 여자에게 더 집어주는 팁도 꽤 될거야.  

팔을 돌려 끼고 얼굴을 마주 보고선 생긋 웃는다.  
자. 건배. 먹여줘도 좋은데. 놀고있네.

"오빠. 근데 아까 허벅지 찌르던 게 그거예요?"

하며 슬며시 바지 쪽을 쳐다봤다.
밑에서는 아직도 분을 못 삭히는지 식식댄다.

"응. 경도가 강철보다는 못하지만 죽창 정도는 될걸" 
"정말요? 그렇게 약효가 대단해요?"
"그럼. 하나 줘 볼까? 먹어 볼려?"
"에이. 제가 먹어서 뭐해요?"
"모르는 소리. 얘기 하나 해주지" 하고서는…

임우순 원장한테 약 받을때 2명이 더 있었거든.
그때 둘이 반쪽씩 나눠 가졌었다.

오기사가 큰쪽 안주면 내리라는 바람에 작은 쪽(49%) 가진  
김덕록 사장을 며칠 전 만났었지.

그래서 먹었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멋적게 웃으면서
'먹긴 먹었는데 번짓수가 틀렸다'고 하더군.
      
“왜요?”
"사연인 즉슨…"

반쪽으로 나눈 친구가 그 반쪽을 윗 호주머니에 넣어 다니다 집으로 들어 갔단다.
와이프가 옷을 벗겨주고 호주머니를 챙기다가 반쪽 약을 발견했다.

“여보. 이게 무슨 약이래요?”
좀 당황됐지만 거시기 약이라 하면 반을 사용한 걸로 오해받을까봐,

“어. 술 좀 먹었더니 머리 아파서 산 두통약이야. 그거 먹으니 아픈게 싹 나았구먼”
“그래요? 나도 약간 머리 아픈데 잘됐네”

하고는 먹으려고 물 가지러 가더라는거야.
이제서 사실을 말하기도 뭣하고, 두통 효과야 없겠지만 대수랴 싶어 냅뒀다지.

하여간…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 와이프가.

“여보. 술이나 한잔 해요” 하고는 생전 안 하던 술상을 들고 오더란다.
“아니, 머리 아프다며"
"약효가 아주 그만이네요. 두통이 싹 나았어요."

술을 마다랴. 그 친구도 지옥에 술이 있다면 천당보다 지옥을 택할걸.
몇잔을 마셨을까, 와이프가 알듯 말듯 눈웃음치더니

"술 먹어서 그런가? 덥지 않아요? 같이 샤워 해요." 했단다.
"비 오는데 덥긴 뭐가 더워. 시원하니 좋구먼"
"아니... 이렇게 궂은 날은 샤워하는 게 좋대요"

하고는 부득부득 샤워하러 가더란다.
그때 문득 머리에 스치는 게 있었다.

'아,그래 그거 때문이야' 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 약이 여자한테도 효과가 있다는 걸 어디선가 본 게 생각났다.
작용 메커니즘은 비슷한 모양이다.

"깔깔깔. 그래서 어떻게 했대요?"
"뭐 람보가 적에게 총을 넘겨준 꼴이지. 난감해서 업자가 밖에서
만나자고 한다고 핑계대고는 얼른 튀어나왔다지"
"새벽에 들어갔더니 마누라는 벼개 끌어안고 자고 있더래"  
"아침밥은 얻어 먹었대요?"
"몰라. 턱에 흉터는 있던데. 면도하다가 그랬다고 하더라만"

"호호 재밌어. 그 친구분은 그게 자신이 없는 모양이죠?"
"응. 그런가봐. 하긴 대전 토박이들은 물건이 시원찮은 경향이 있어"
"왜요?"
"우리 산골 사람은 어려서 냇가에서 홀딱 벗고 청정 자연광을 쬐며
고추 말리기를 했거든. 그러니 그게 우람하고 튼실하지"

하며 손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래요? 하긴 아까 보니 수긍이 가네요"
"도시 애들은 온실서 커서 영 그래. 청양 고추가 달래 매운게 아냐"
"나도 매운 고추 좋아하는데"
"그래? 제대로 만났군. 그런데 하루는 저 친구놈이 상류 숲속에 여자들도
말리는 데가 있다고 해서 따라 가봤었지"

그러면서 지형 설명을 했다. 약간 패인 지형이 수풀로 우거졌는데
속에 판판한 바위가 있는 햇볕 잘 드는 곳.  

"에이, 설마? 여자는 마르면 안 되는데"
"그런가? 어쨌든 엿보니 세명이 말리던데 그 노랫말이 딱 맞더군"
"무슨 노래요?"
"왜 '우산' 인가 하는 동요 말야.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가는 노래"  
"그런데 그게 왜요?"
"하양 조개 까망 조개 찢어진 조개… "
"까르르. 이 오빠 디게 응큼하네"
"그래서 왜 그리 서로 다른지 가까이 가서 보려고 살금살금 기어가는데…"
"꼴깍. 그래서요?"
"저 자식이 돌을 잘못 짚어 '딱' 소리가 나니깐..."
"나니깐?..."

"딱"
문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선.
"실례합니다" 하면서 경찰 복장의 건장한 형사가 들어왔다.

가뜩이나 가재비 눈을 실눈으로 뜨고 방안을 예리하게 훑어보는
폼이 웬지 모르게 섬뜩하다.

'거 인상 참 더럽구먼' 하고는 괜히 오금이 저린다.  
그 형사는 친구 테이블 쪽으로 가더니 거수 경례를 하고는.

"이 집에서 은밀하게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몇가지만 확인하겠습니다"
"그러시죠"
"두 분 관계는 어떻게 되십니까?"
"예. 같은 회사 상사와 부하입니다. 저는 이사고 여기는 대리이고.
일하다 머리나 좀 식힐겸"

하고 친구가 답했다.

"아니 이 여자분이 대답하세요 부장 이름은 뭐죠?"
"예? 저 저..."

하더니 아가씨가 친구를 쳐다본다. 친구 얼굴이 하얘졌다.
아마 얘기 안한 듯 싶었다.    

그건 그거고. 이 난감한 처지를 벗어나야 했다.  
그래서 내가 황급히 소리쳤다.

"그 뭐랄까. 갑자기 물어보면 까먹을 때가 있잖아요?"
"까먹을 게 따로있지" 하며 형사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김선아를 흘낏 쳐다본 후 아래쪽으로 유방 계곡에 머물더니
시선을 움직이질 않는다.

'저 시끼도 되게 밝히는군. 저런 놈들은 남의 꺼라면 더 사족 못써'
하며 나도 가슴 쪽을 슬쩍 쳐다보니.

옷이 느슨하게 젖혀진 젖가슴 위로 물이 보였다.
아니 물이 아니라 침. 아까 키스했던 침. 저게 왜 안 말랐지?

이게 웬 황당부루수냐. 하여 컨닝할 때처럼 눈을 내리깔고 나지막히.
"야. 빨리 침 닦어. 옷 좀 여미고. 여자가 칠칠맞게"

김선아가 서둘러 풀어진 가슴을 가리고 옷을 여미는 사이로
형사는 알듯말듯 조롱대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다시 시선을 친구 여자쪽으로 돌려.  

"그럼. 사장 이름은?"
"예? 그게 그게…" 하더니 거의 울상이 돼서 친구를 쳐다본다.

'아니. ㅆㅍ. 저놈은 도대체 뭘 알려준 거야? 아니면 잊어버렸나?'
그거야 어쨌든 괜히 열불 터졌다.

'에이 저런 한심한 여자라니. 아무렇게나 사장 이름 대면 되잖아'
예를 들면 '오광세' 라고 하면 어때. 어떻게 확인하겠냐구.

혹시 무슨 이름이 그러냐고 그러면.
사장 조부께서 고돌이 칠때 광 세개씩은 팔라고 그랬다면 되지.
아니면 오광을 세번은 하랬다던가.
저 따위로 순발력이 없어. 돌대가리라고는.

형사는 이 요상한 상황을 노골적으로 즐기고 있다.
하이에나가 먹이를 잡아놓고 희롱하는 격이다.
말도 유들유들 비꼬는 투로…

"아무래도 뭐 했군. 딸뻘하고 말야. 딸뻘" 하고 친구를 쳐다본다.
친구는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하고 있다.

"맞죠? 했지요?"
"아뇨"

친구가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보소. 사장한테 확인 전화해볼까요?"
"사장요? 거 뭐 뭐 뭣이냐…" 친구가 말을 더듬는다.
"치사하게 핑계대지 말고. 했죠? 아닙니까?"    
  
내가 언뜻 친구를 쳐다보니 친구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듯 하더니 눈을 번쩍 뜬다.
그리곤 눈이 매섭게 변하면서 갑자기 살기가 느껴진다. 그러더니…

"그래 했소"

뭐라구? 했다구?
난 화들짝 놀라서 친구를 쳐다봤다.

그럼 난 뭐야. 이거 난 죽었다.  
이런 미친 노모 자식. 했어도 안했다고 해야할 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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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다마 **

김훈이를 우연히 만났었다.

"하나 내놔"
"뭘?"
"그 약 말야"

얼마전 대전가서 임우순 원장한테 몰래 얻어온걸 어떻게 알았지?
어차피 빼봤자 집까지라도 쫓아올 기세라 하나 순순히 주기로 했다.

"너 힘든거 알지? 이거 확보하려면 대전 차비에 원장한테 재롱 떨어야지.
해서 이거 복용 후 독후감을 보내라. 내가 이 글 쓰듯"
"알았어"

하더니, 먹긴 먹은 모양이다.
그런데 약효가 입으로 다 왔는지 입심이 대단해졌다.
댓글 달면서도 평소 이미지와는 딴판으로 성(性)스럽게 쓴다.
  
하긴 약효가 입으로 가는게 낫지.
아래로는 약효가 들어봤자 별볼일도 없겠더라만.   

근데 한가지 희한한 것은 왜 금산애들도 그게 별론지 몰라.
대표로 정을석이 있는데.....

깡촌에 청정 산수에... 게다가 인삼까지 먹었을텐데도.
지 말대로 앉으나 서나 별 차이가 없는게 이상하고로.
여기도 효과가 다 이빨로 갔는지.    



김 훈 (2005-09-27 10:52:04)  
변태 변주곡이 드디어 광기 소나타로 변태되었네.
꽃달린 남의 털 마춤 주문하여 바꿔 쓰고 다니셈.
동우야,
"광기미학소고" 한 편 주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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