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가을이 떠난 자리에 낙엽들이 아쉬움으로 구르고 있다. 

허전함이 콧등에 시큰하게 내려앉아서일까? 

한 폭의 그림보다 더 황량한 

시신처럼 널브러져 있는 모습들을 그냥 지나치기 미안하다.

가을은 겨울을 나기 위해 낙엽을 버린다.

자연이 욕심을 내면 태풍과 홍수의 채찍을 맞는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리라.

자연은 인간들을 깨닫게 하는 창조주의 증거이다.

낙엽 속에 사랑이 가득한 세상이 있다.

낙엽 속에 나만을 위해 빛나고 있는 희망이 있다.

낙엽은 쇠잔하는 진리를 깨닫게 하는 은유법이다.

멈춰서면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무작정 뛰어가고 있구나.

낙엽은 욕심 없이 겨울의 한 모퉁이에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몸도 마음도 추워지는 계절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차 한잔과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녹입니다.

                                    -한상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