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수(2017-12-30 02:17:43, Hit : 744, Vote : 0
 http://blog.daum.net/ds1472
 김우종교수 평설 <아!백제금동대향로>

명수필 평설 - 김우종 교수

송대수 <아!백제금동대향로>

이 작품이 이렇게 감동적인 문학적 조건을 탄실하게 갖추게 되기까지에는 많은 산고(産苦)가 따라야 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지난한 문제성을 안고 세상에 나왔기 때문이다.
천 몇 백만 년 전 발견된 백제금동대향로는 아마도 당대 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금속예술의 최고 경지를 나타내는 걸작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우리들에게 엄청나게 어려운 과제를 남겼다. 장인의 탁월한 예술적 감각과 야금술에 대한 감탄도 좋지만 과연 이 향로는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있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필가 송대수에게는 이 이야기가 역사적 기록물로서만이 아니라 문학작품으로 새로운 창작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송대수 작가는 이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훌륭히 성공적으로 해냈다.
역사적 사건이 지닌 기록성을 중시하는 문장은 문학적 표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작자는 이 같은 기록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고증을 통해서 대향로가 말해주는 역사의 뒷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런 기록성과 함께 문학성을 살려 나가는 방법으로 작자는 신화와 전설을 도입했다. 장인의 작품 제작 과정에서 모티브 자체가 신화라는 문학적 상상력에서 출발한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과 짐승과 기러기와 산과 들이 한데 어우러진 거대한 우주의 축소형은 온갖 상상적 이야기를 전하는 신화의 세계다.
그리고 작자는 이 신화세계에 몰입하여 잠자는 쇳덩어리에 호흡을 불어 넣고 생명의 고동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진흙 속에서 천오백 여 년의 긴 어둠을 깨고 백제의 심장이 툭! 툭! 뛰기 시작하였다. 검은 피가 흐르는 차가운 뻘 속에서 밤새 불을 밝히고 발굴자들은 얼어가는 손 불어가며 심장수술 하듯 물 한 방울, 진흙 한 점 털어내고 닦아내었다. 위용을 드러낸 백제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는 찬란한 옛 모습 그대로 녹 하나 슬지 않고 세세한 선까지 살아 있어 봉황의 눈매나 악사의 표정 하나하나 생생하게 꿈틀거렸다.

송대수가 ‘백제대향로’의 기록물을 수필로 쓰기 시작하던 초기 단계에는 소재 자체가 고고학적 또는 역사학적 자료로서의 비중에 눌려서 문인으로서의 운신의 폭이 너무 좁았을 것이다. 작자가 소재의 중량에 눌려서 문학성을 살리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된다.
그런데 작자는 몇 차례 퇴고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작품세계 속으로 밀어 넣었다. 3인칭 서술 형태에서 벗어나 작자도 그 무대로 등장하여 과감하게 생동감을 불어 넣은 것이다. “백제의 심장이 툭! 툭! 뛰기 시작하였다”는 먼 과거의 세계를 재생시킨 대담한 표현법이다. 작자는 이렇게 역사를 더 구체화하면서도 신화화하고 생명을 불어 넣고, 그 금동 조각의 장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보기 드물게 감동적인 참신한 걸작을 완성해냈다.
문학은 언어예술로서 남다른 재능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더 높은 단계를 지향하는 집념과 욕망의 당연한 보상이기도 하다.
(창작산맥 2017 겨울호 게재)


김우종(金宇鍾)교수 약력

문학평론가, 창작산맥 발행인
-1929년, 개성
-서울대 국문과 졸업
-경희대, 덕성여대 교수역임
-1974년 문인간첩단사건으로 조작되어
이호철 .임헌영 .정을병 장백일과 함께 체포
-보관문화훈장, 월탄 문학상 외 다수 상훈








공지   ★ 동문 사칭 사기행위 주의 경보 발령  사이버총무  2014-06-24 2643 0
공지   연락 안되는 동문 찾기!!!  사이버총무  2011-12-04 4134 0
공지   52회 홈페이지 글올리기 제한 조치 시행! [3]  사이버총무  2009-05-27 4496 0
공지   게시판에 글/사진 올리는 방법 [1]  재경총무  2004-04-22 5958 96
632   창경원 늑대  송대수 2019-04-01 127 0
631   52회 울 동창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황규동 2018-12-02 256 0
630   노모의 울음  송대수 2018-10-11 316 0
  김우종교수 평설 <아!백제금동대향로>  송대수 2017-12-30 744 0
628   아! 백제금동대향로  송대수 2017-10-20 881 0
627   라만차의 풍차  송대수 2016-12-29 1118 0
626   [재경사랑방] 운영비 모금을 위한 "자동차보험" 가입 협조 안내 [5]  사이버총무 2008-03-19 4680 0
625   손주를 안고 [3]  류기호 2007-10-26 4828 0
624   재경 가을 야유회(10/29, 전북 부안) 답사 사진  사이버총무 2016-10-20 1125 0
623   감사인사 드립니다  김왈수 2016-10-10 1013 0
622   107년 전 오늘..대한제국, 간도를 빼앗기다  권태영 2016-09-04 956 0
621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황인규 2016-06-13 1245 0
620   감사의 인사  박웅 2016-03-30 1330 0
619   삼가 감사인사드립니다  김진성 2015-11-22 1513 0
618   감사의글을쓰다  이병현 2015-09-17 1687 0
617   축 오픈!!! "만원빵" & "보험방" for [자립형 사랑방] [3]  사이버총무 2008-02-29 5042 0

1 [2][3][4][5][6][7][8][9][10]..[32]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zero

이전게시판 (2000.4~2004.1) 보기

이전 게시판(1999.11~2000.3)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