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11월의 어느날로 기억된다.
고 (박)동우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친구들과 같이 가기로 하고 몇몇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그 중 유난히 졸린(?)듯한 힘없는 목소리로 장소를 묻던 친구가 평(안드레아)이다.
그리고 아산병원에서 만났을 때는 전화 목소리완 달리 건강한 모습이었다.
작년 동우가 죽기 전까지 몇번 전화했고, 사랑방에 나오도록 몇번 초청했지만 그날 이후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갑작스럽게 부고를 알리는 문자가 왔다.
신흥국민학교 1학년 7반(유독 7반하고 인연이 깊은 것 같다)시절부터 평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학교 졸업 후엔 (기)희서의 도움으로 이토 바둑모임에 참석했다가 평이를 다시 만났다.
공부도 잘 하더니 바둑도 잘둔다.
그냥 두점으로 두면 지다가도 만원 내기를 하면 세점으로도 안된다.
다만 당구에선 내가 조금 나았지만 워낙 잡기에 능해 공부 잘하던 넘들은 놀기도 잘한다는 것을 증명한
두번째(첫째는 건정사범) 친구다.
천주교에 귀의하여 연령회(煉靈會 ; 돌아가신 분들이 잠시 머문다는 연옥에서 빨리 천국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시신을 殮해 주고 장사지내 주는 천주교의 단체)일을 보면서, 또다른 친구의
죽음을 보게 되었기에 착잡한 마음으로 연도를 바치게 되었다.
동우때와는 달리 시간을 낼 수 있어 장지에도 갈 수 있었고, 장지에서 평이 속한 성당 연령회원과 함께
무덤축복, 매장까지 같이 하였다.
(김)건정 사범의 제안에 따라 누워있는 평이에게 막걸리를 권할 수도 있었고...
지난 5월 8일 동우 1주기에 동우 무덤에 다녀오면서 (오)광세의 배려로 천안 공원묘지 근처에서 한잔
하였다.
8월 10일이 되면 평이의 1주기이다.
며칠 남지 않았지만 그때가 되면 또다시 고상과 성수를 챙겨 누군가의 차로(아마도 광세나 훈이차)
찾아가게 되겠지.
그리고 다시한번 연도를 바칠 것이다.
비록 먼저간 (남)윤승이나 (박)동우처럼 나와 대자 대부의 연을 맺지는 않았지만 같은 주님의 우리안에
같은 양이었으니 그의 부활과 영생을 위해 내가 드리는 기도역시 받아들이겠지...
평아. 그날은 우리와 함께 실컷 마시고 취해보자.
천국에도 술이 있겠지만 우리와 마시는 술은 또 맛이 다르잖아?
주님 이 평 안드레아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비추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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